7월 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 1989)
J. F. 케네디는 그 유명한 취임 연설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국민 여러분, 우리 방침의 궁극적 성공 혹은 실패는 제 손보다는 여러분의 손에 더 많이 달려 있을 것입니다. 이 나라가 건국된 이래로 미국인들은 각 세대마다 나라에 대한 충성을 입증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징집에 응한 젊은 미국인들의 무덤이 전 세계를 에워쌉니다. 이제 다시 그 트럼펫 소리가 우리를 부릅니다. 비록 우리에게 무기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 소리는 무장하라는 명령이 아닙니다. 비록 우리가 전투태세는 갖추고 있지만 그것은 전투 명령이 아닙니다. 그것은 "희망을 갖고 고난을 견디어 내는" 기나긴 황혼의 투쟁 - 독재, 빈궁, 질병 및 전쟁 그 자체와 같은 인류 공통의 적들에 맞선 투쟁 - 의 짐을 연년세세 짊어지라는 명령입니다. (...)
그렇기에 국민 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으십시오. 세계 시민 여러분, 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우리들이 서로 힘을 합해 인간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으십시오.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미국 국민이건 세계 시민이건 간에 여기 있는 우리에게 우리가 여러분에게 요청하는 것과 똑같이 높은 수준의 힘과 희생을 요청하십시오. 거리낌 없는 양심을 유일하고 확실한 보상으로 삼고, 역사를 우리 행위의 궁극적 심판자로 삼고 하나님의 축복과 도움을 청하면서 그렇지만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틀림없이 여기 지상에서 진실로 우리 자신의 일이 된다는 것을 알고서 우리가 사랑하는 대지를 이끌어 나아갑시다."
미국이 건국된 이래로 미국인들은 나라에 대한 충성을 입증해야 했고, 그것은 케네디가 말한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졌다. 그 부름에 대해 (독립기념일에 태어나, 그 자체로 미국 정체성의 화신인) 건실한 청년 론 코빅이 베트남전의 참전을 결심하는 것은 그다지 이상하지 않다. 론 코빅에게 조국을 위한 유일한 행위는 조국의 적, 바로 공산주의에 맞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가, 그리고 론 코빅이 똑같은 행위를 두 번 반복하는 이유가 여기서 명확해진다. 과연 "거리낌 없는 양심을 유일하고 확실한 보상"으로 삼을 때, 조국의 적은 '무엇'이며 우리는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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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코빅이 멕시코로 건너가 만난 티미는, 격앙된 상태에서 론 코빅에게 묻는다. "네 모습 거울로 본 적 있어?"(Ever look at yourself in the fucking mirror?)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티미와 코빅은 서로의 얼굴에 침을 뱉기 시작한다. 베트남에서 민간인을 죽였던 경험을 공유한 그들은, 서로가 서로의 얼굴에 침을 뱉고, 욕설을 내뱉는다. 론 코빅이 자신의 진정한 얼굴을 대면할 수 있게 된 이 장면은, 한편으로 그토록 서글프다. 그들이 침을 뱉어야 하는 '적'은 그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의 얼굴에 침을 뱉는 정화의식을 통해 그들의 진정한 '적'을 발견할 것이기 때문에, 이 장면은 또한 그토록 통쾌하다.